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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란 무엇인가? (책 '디자인의 디자인')

by holaf 2021.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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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3년 전,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라는 꽤나 무거운 주제로 발표했던 자료가 있어서 다시 정리해봤다. 하라켄야의 '디자인의 디자인'과 넨도의 '문제해결연구소' 책 내용을 참고해서 나름의 답변들을 해봤다.


1. 디자인은 보기 좋게보단 쓰기 좋게, 만드는 것보단 찾아내는 것이다.


3년 전 나는, 디자인을 이렇게 정의내렸다. 이제는 이 문장을 좀 더 다듬어서, 이렇게 정의해본다. 디자인은 쓰기 좋고 보기 좋게, 찾고 만드는 것이다. 디자이너는 다- 잘해야한다는 것이다. 잘해야하는 많은 것들 중, 특히 뾰족하게 만들고 싶은 분야가 여전히 '쓰기 좋게'와 '찾아내는 것 (관찰)'임에는 변함이 없다. 한편 찾아내기 위해선 먼저 빠르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뼈저리게 배웠다. 결국 디자인은 iterative 과정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순차적일 순 없다.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 사실을 잘 알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사토 오오키는 이렇게 말한다. "사물을 선입관 없이 관찰해 새로운 해결책을 발견해낼 줄 아는 '눈', 그것을 제대로 된 형태로 만들어 갈 수 있는 '끈기', 자신의 생각을 올바로 전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만 있다면 디자이너로서 굶을 일은 없습니다."


2. 사실.. 디자인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디자인은 De + Sign, 즉 의미를 부여한다는 뜻을 가진다. 의미 부여라니, 너무 넓지 않은가. 디자인에 대해 30분 정도 토론할 수 있다면 디자인을 나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적어도 보이는 것이라고 한정짓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한다. "We are not stylists!" 한창 졸업전시 준비하던 때, Red Dot 회장 Peter Zac이 학교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다. 그때 그 사람은 이렇게 외쳤는데 이게 참 마음에 남았다. 하라켄야가 말하는 '리뉴얼'과 '리디자인'의 차이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다. 언제쯤 이게 당연한 이치가 될까? 디자인이라는 단어를 꽤나 진지하게 쓸수록 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본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디자인이 잘 모르겠는 느낌이 든다면 안심해도 괜찮다. 하라켄야가 괜찮다고 했으니 말이다. "디자인이 뭔지 잘 모르겠다는 것은 오히려 디자인의 깊은 세계에 한 발짝 더 들여놓았다는 증거이다."


3. 디자인은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3년 전 문서에선 디자인과 예술을 이렇게 구분지었다. 디자인은 관찰을 통해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되고, 예술은 작가 본인의 확고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시작된다. 사실 이분법은 좋지 않고, 그 경계란 (경계가 있다면) 참 애매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디자인-예술 관계를 한번 정의해보자면 지금은 좀 다르게 설명하고싶다. 시작점으로 둘을 구분짓기엔, 어떠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시작하는데 있어선 비슷하기 때문에 구분짓는 것이 조금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디자인과 예술 모두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다. 시작점보단 오히려 끝점이 살짝 다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디자이너는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total design을 하는 것이 의무이다. 예술은 문제를 찾아 공감대를 형성해 사람들이 본인의 해결책(혹은 무언가 새로운 관점)을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다. 언젠가 피카소가 한 말이 생각난다, "It isn't up to the painter to define the symbols. Otherwise it would be better if he wrote them out in so many words!". 어쩌면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하고, 예술가는 디자이너를 만드는 것일지도.


4. 디자인은 새롭다.


한 끗 차이가 좋은 디자인을 만들고, 좋은 디자인은 어딘가 살짝 새롭다. 사람으로 치면, 어딘지 모르게 분위기가 있다거나 매력있다고 할까. 사토 오오키는 이렇게 말한다. "그 누구도 본 적 없는 것이란, 그 누구도 원치 않았던 것과 종이 한 장 차이다. 당연히 거기 있어야 하는데 웬일인지 아직까지는 없던 것을 보충한다 정도의 감각이 중요하다." 아름다움과 쓸모있음, 거기에 새로움 한스푼 정도 추가하는 것이다. 기존 제품에 무언가 살짝 더하거나 빼서, 사용자 경험에 재미와 의미를 더하는 그런 디자인말이다.


5. 디자인은 쉽다.


"좋은 디자인이란, 아무런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 즉 유치원생이든 평생 살림만 한 어머니든 상관없이, 전화로 상품 컨셉을 전했을 때 그 재미가 전해진다면 그것이야말로 좋은 디자인이다". 사토 오오키가 말하는 좋은 디자인이란, 유머랑 비슷하다. 농담을 했는데 아무도 못 알아듣는다면.. 처참하다. 대화 속 자연스럽게 침투하는 농담 (물론 취향 차이는 있겠지만요)이 좋은 농담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걸 쉽게 설명하는 디자인이 가장 좋고, 그 다음은 쉬운 것을 쉽게 설명하는 것이다 (이것도 쉽지가 않으니까요). 최악의 디자인은, 쉬운걸 어렵게 설명하는 것이다. 있어보이기 위해 굳이 쉬운 단어를 나두고, 온갖 전문용어를 때려박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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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랖

디자인을 좋아하고 더 잘하고 싶어 공부합니다.

쉬는 시간에는 책이나 영화를 보고 농구 슛 연습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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