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ad

nendo의 문제해결연구소 BF1ㅡ1F

by holaf 2021. 9. 14.
반응형

hat bird for BoConcept (2014)

 

사토 오오키는 어느날 휴대폰을 모자 밑에 두고 한참을 찾아 헤매는 한 노인을 보고, ‘이런 식의 수납 방식은 어떨까? 어쩌면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방식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hat bird를 만들었다. 이처럼 관찰을 흘려 보내지 않고, 감도 높은 일상을 보내면 재미있는 디자인을 할 수 있다.

 

nendo는 한눈에 보기에도 아름답지만, 그 사고과정에서 상당히 배울 점이 많다. 비주얼적으로도, 띵킹으로도 nendo스러움이 확실히 묻어나온다. ‘문제해결연구소’는 디자인을 ‘문제해결’ 과정으로 바라보는 사토 오오키의 명언 집약이다. 디자인하면서 이따금씩 찾아보면 상당히 좋을 이야기로 가득차있다. 미니멀한 사토 오오키가 쓴 책이라 그런지, 버릴 내용이 없어서 와닿은 내용만 받아적었는데도 내용이 상당해졌다. 디자이너에게만 국한되는 내용이 아니므로, 무슨 일이든 막힐 때가 생기면 이 내용을 다시 들여다보기로 하자.

 

First of all, who is Sato Oki?

 

제게 디자인이란 일상의 소소한 사건을 놓치지 않고 거기서부터 무언가의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작업입니다.

 

나도 내가 디자인한 무언가를 들고 이렇게 겸손한듯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어보고 싶다…

사토 오오키는 디자이너이자 디자인 오피스 nendo의 대표이다. 와세다 대학에서 건축학과를 수석 졸업하고 대학원 수료 후 nendo를 설립해 300여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세계가 존경하는 일본인 100명, 세계가 주목하는 일본 중소기업 100 (뉴스위크) 등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넨도 공식 홈페이지 http://www.nendo.jp/en/works

넨도 작업은 서두에 텍스트와 이러한 스케치가 있는데, ‘Good Design is something you can explain to your mother’ 철학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글과 그림을 잘 사용하면 전달력을 높일 수 있다. 게다가 이 스케치만으로도 nendo스러움을 표현해내고 있으니… 일석이조다!

 

언젠가 저 마름모인간이 되어 넨도와 일해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사토 오오키는 이 책 자체도 하나의 디자인으로 생각하고 접근한 것이 물씬 느껴졌다. 그것을 드러내는 ‘앞면’과 그것을 보충하는 ‘뒷면’ 으로 책을 구성한 점은 앞면과 뒷면 모두를 봐야한다는 그의 디자인 철학과 일치한다. 챕터 구성은 지하1층부터 5층 (BF1–5F)으로 구성되어 있다.


BF1: 디자인 시선으로 생각하면 진짜 과제가 보이기 시작한다.

 

What is Design? 디자인이란, 그리고 디자이너란?

제게 디자인이란, 일상의 소소한 사건을 놓치지않고 거기서부터 무언가의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작업입니다. 이유 뿐만 아니라 전후좌우까지 예측해 그 모두를 영감의 원천으로 삼는 것이 저의 일상 업무입니다.

 

디자이너란 기본적으로 세상사에 관심이 많아야 된다고 보는데, 오오키도 ‘건성으로 흘려보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그만큼 느끼는 힘, 즉 ‘감도’가 높아야 한다. 이 감도는 히사이시조도 저서 ‘나는 매일 감동을 만나고싶다’에서 매우 강조한 부분이다. 보여지는 부분 말고도 context를 다양하게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하고, 그런 의미에서 ‘디자인은 일상’이라는 말이 참 멋졌다.

 

모든 것을 ‘평등'하게 대하기.

디자이너의 본분은 기업이 껴안고 있는 *다양한* 과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장르의 디자인이냐가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새로운 시점을 제공해 눈앞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는 것이죠. 눈깔사탕이든 고층빌딩건축이든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생각하게 되는 것들은 그다지 다르지 않으니까요.

 

비워두기 (그리고 꾸준히 채우기) Empty your head and fill it up constantly

머릿속을 늘 텅 비워두어야 (필요 없는 것을 확실히 내뱉어 텅 빈 상태가 되면) 더 많은 것을 빨아들일 수 있다.

 

아이디어를 책상에서 쥐어짜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뉴턴처럼 ‘그것’을 무의식적으로 항상 생각하되, 의식은 딴 곳을 향해야(딴짓을 해야) 아이디어가 번뜩 생각나는 것이다. 이 두가지는 얼핏보면 충돌되는 것 같지만 공존 가능하다. 이또한 하나의 챌런지가 되지 않을까? 비슷한 맥락에서 사토 오오키는 ‘우연’을 힌트로 바꾸는 두뇌 트레이닝 / ‘센스’보다 중요한 것 constancy를 강조한다.

 

누구보다도 그것에 대해 많이 생각할 것. 누구보다도 그것을 많이 좋아할 것. 그것과 관련된 여러 분야에 흥미를 갖고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던 것들에 도전해볼 것.

정말 거장들 사이에서나 센스로 승패가 가리지, 그 외에는 노력/투입한 시간으로 결정난다고 본다. 피아니스트가 하루 연습을 거르면 회복하는 데 3일이 걸린다고한다. 히사이시조도 작곡가의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곡을 만드는 것보다 꾸준히 곡을 만드는 것이라 하지 않았나. 디자인도 공부처럼 정직한 분야다. 그러니 꾸준히 하도록!


1F: 디자인 시선으로 생각하면 제대로 된 ‘질문’이 보이기 시작한다.

 

Always Ask Yourself Why and Give Others More!

진짜 풀어야 할 과제는 상대편이 하는 말 ‘뒤’에 숨어 있다. 사실 사용자는 본인이 원하는 것을 모른다. 고객이 원하는 것 이상을 주는 것이 디자이너다.

 

벽이 더러우니 흰색으로 칠해주세요 → 네. (X)

 

위 질문에 ‘네’라고 대답하면 아쉽지만 디자이너가 아니다. 디자이너는 다양한 과제를 해결해야하는데, 그 과제를 정직하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왜? 라는 질문을 통해 문제가 왜 문제가 되었는지 찾고 여러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벽이 더러운 것 자체가 문제라면 더러워지지 않는 벽을 제시할 수 있다. 반면에 더러워도 눈에 띄지 않는 벽이 필요하다면 검은 벽을 제시할 수도 있다.

생활용품 전문기업 S.T. Corporation 에서 의뢰한 자동으로 슉- 소취 플러그   (2009)

화장의 달인이 되어 봤자 어차피 잔재주일 뿐입니다.

“클라이언트의 지갑이 작으니 그 수준만큼만 노력한다.” 디자이너가 이런 생각을 하면 그 누구도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지갑자체를 좀 더 크게 만들어줄 파이팅 넘치는 디자인, 이런 디자인이 앞으로의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디자인이라 생각합니다.

 

외장만을 아름답게 정리해달라는 고객의뢰가 있었지만, 넨도는 그 의뢰에 대한 답으로 내부구성 요소 간략화와 배치 교환까지 제안했고 기존 제품보다 25%가량 작은 사이즈로 제품을 만들어냈다. 즉, 디자인을 통해 이전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고, 그 이후 매상은 반년 전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났다.

 

위 사례와 같이, 고객이 디자이너를 스타일리스트로 알고 찾아와도 디자이너가 그 이상의 가치를 준다면? ‘행동으로 보여줌으로써' 디자인의 정의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한텐 이런거만 시켜~ 라고 안주하거나 불평말고, 내가 보이고 싶은 모습을 먼저 보여주면 어떨까? 이건 사실 매우 이상적인 부분이라, 실천한다기보다 이런 태도를 지녀야된다 정도로 받아들였다.

 

필요한 것은 ‘반걸음' 앞에 설 줄 아는 감각이다 / ‘틈'을 잘 관찰해서 그 틈을 메워간다

누구나 본 적 있는 것 같으면서도 그 누구도 본 적 없는 것, 새롭지만 친근한 것을 만드는 것이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적절한 감각이다.

 

소비자에게 사고의 자유를 제공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그 누구도 본 적 없는 것이란, 그 누구도 원치 않았던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디자이너로서 가져야 할 이상적인 감각은, ‘당연히 거기 있어야 하는데 웬일인지 아직까지는 없었던 것’을 ‘보충한다’는 정도의 감각입니다.

 

사소한 불편에서 찾아내는 아이디어

아이디어가 목적이 되면 안된다. 아이디어란 어디까지나 수단이고, 목적은 숨어 있는 요구를 끌어내는 것이 되어야한다. ‘뭔가 문제는 없을까? 다들 만족하고 있는걸까?’하고 질문하고 의심하는 것이 시작이 되어야 한다.

Lime-pocket (2013) for Bombay Sapphire

 

작은 착상에서 과제를 발견한다-꼬챙이에 꿰는 발성법 / 작은 착상은 옆 사람의 머릿속에서 성장한다.

마음에 걸려드는 것이 있으면 무작위로 머릿속에 떠다니게 내버려둡니다. 그러다가 몇 가지 요소에서 일렬로 연결되는 포인트가 찾아내면 하나의 직선으로 푹 꿰어 연결하는 방식이죠. 이때 중요한 것은, ‘직선’이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직선은 최단거리를 의미하고, 직선이어야만 서로 다른 여러 이미지가 ‘직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fusion accessories for BoConcept (2014)

 

다시 보기의 포인트 – 첫인상 환기시키기

익숙해지면 위험하다. “잠깐만, 처음 봤을 때는 다들 그런 눈으로 보지 않았잖아?” 이런식으로 환기시킬 줄 알아야 한다. 그런면에서, 정말 아무 관련 없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피드백을 얻는 것은 두렵지만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것보다 못생겼지만 귀여운 것이 기억에 남는다 / 아이디어가 기억에 남는 조건 – ‘포지티브’ + ‘네거티브’

인상에 남기위한 조건은 ‘포지티브’ + ‘네거티브’이다. 완벽해보이는 사람에게도 거부감이 들듯이, 적당히 귀여운 허당미가 있어야 매력/인간미를 느낀다. 부정적인 요소를 함께 전달하면서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인 것으로 전달되게 하는 방식이다. 도라에몽은 쥐를 무서워하고 꼬리를 당기면 전원이 꺼지고 마는데, 이러한 약점이 있기 때문에 스토리가 생기고, 감정이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랑을 받는 것이다.

원래 도라에몽은 귀가 달린 노란색 고양이 로봇이었는데, 쥐가 귀를 갉아먹었고 충격으로 페인트가 벗겨져 새파랗게 변했다고 한다 — 이것봐라, 스토리가 생겼다. 갈기없는 사자 라이언과 같은 느낌이다.

 

내 능력 밖의 것들로부터의 발견 / 버거운 일은 또 하나의 기회다

인간 나이키가 되어, ‘안될 것 없지’라는 자신감으로 부딪히다보면 반드시 얻는 것이 있다. 심지어 내가 생각했을 때 나의 능력 밖의 일을 누군가에게 의뢰받았다면, 그 사람이 나를 좋게 보고 있다는 것이므로 대단한 칭찬으로 받아들이고 실행하는 편이 좋다.

 

내 능력 밖의 일을 ‘누군가의 기대’라고 받아들이는 것. 그리하여 그 기대를 1미리라도 더 충족시키는 것에 집중한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선으로 내 앞에 당면한 문제를 바라볼 수 있을 겁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사토 오오키는 기회는 3층 구조 (찾아오느냐, 인식하느냐, 붙잡을 것이냐)이며 귀찮음에 대한 시도를 장려한다. 기회가 찾아오는 것은 그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노력의 양에 비례한다고 한다. 그 다음 기회를 인식할 수 있느냐는 공부의 양에 비례한다고 한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눈앞의 기회로부터 얻을 수 있는 보상의 크기를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기회는 ‘나는 기회야’라고 얼굴에 써놓고 다니지 않는다. 보통 ‘귀찮기만하고 큰 수확은 없을 것 같은데…’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기회인 경우가 많다. 기회를 붙잡을 것이냐는 용기에 비례하는 것 같다. 요약하자면, ‘좋아하고 하고싶은 것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그것에 대해 꾸준히 공부하고, 일거리가 생기면 무조건 해봐라'라는 이야기이다.

 

문제/기회가 찾아지지 않는다고 불평하기 전에 귀찮다는 이유로 보고도 못본 척 하지는 않았는지 자문해보는 건 어떨까?

 


다음편

 

nendo의 문제해결연구소 2F-아이디어에 대하여

2F 디자인 시선으로 생각하면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가 보이기 시작한다. 아이디어를 찾지 않는다 — 뭉뚱그려 보기, 시점 옮기기 / ‘점'을 ‘선으로 이어가는 놀이를 통해 주변시력을 훈련

yiyudesign.tistory.com

책 정보

 

넨도(nendo)의 문제해결연구소 - 교보문고

세계적인 브랜드의 '문제해결사' 사토 오오키의 번뜩이는 디자인 사고법 | 세계적인 브랜드의 ‘문제해결사’ 사토 오오키의 번뜩이는 디자인 사고법!“아! 바로 여기가 문제였어!”롯데, 루이

www.kyobobook.co.kr


올랖

디자인을 좋아하고 더 잘하고 싶어 공부합니다.

쉬는 시간에는 책이나 영화를 보고 농구 슛 연습을 합니다.

반응형

댓글